6월부터 9월, 감자가 가장 맛있는 계절
“이 더운 날엔 뭐든 속 편한 게 제일이야. 감자 삶아놨으니 하나 먹어.” 엄마는 여름만 되면 꼭 감자를 삶아주셨어요. 밥은 못 먹겠다 해도, 포슬한 감자 하나는 꼭 입에 넣어줬죠. 감자는 그냥 배 채우는 음식이 아니었어요. 여름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주고, 허한 속을 다독여주는 따뜻한 위로 같은 음식이었어요. 이 글엔 그런 엄마의 감자 이야기, 그리고 그 안에 담긴 건강한 효능을 함께 풀어보려고 해요.
덥고 지칠 땐 감자 한 알, 엄마의 여름 보약
“여름엔 속이 늘 허~하지. 감자 하나 먹어두면 한결 나아져.” 정말이지 더운 여름엔 밥맛도 없고 몸도 축 늘어지잖아요. 그럴 때 엄마는 물 끓는 찜통에 감자를 하나하나 얹어 포슬하게 쪄주셨어요. 소금 한 꼬집 뿌려주면, 그걸로 한 끼가 됐죠. 감자는 여름철에 딱 좋은 식재료예요. 6월에서 9월까지가 제철이라 당도도 좋고, 속도 알차죠. 특히 위에 부담이 없고, 따뜻하게 먹으면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줘요. 엄마는 늘 감자를 삶아주며 그러셨어요. “이거 먹고 힘 좀 내. 감자는 말이야, 속도 보호해주고, 피로도 덜어줘.” 감자엔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는데, 전분이 그걸 지켜줘서 삶아도 많이 안 날아가요. 그러니 감자 하나로도 충분히 에너지 충전이 되는 거예요. 여름 더위에 땀 많이 흘리면 기운이 빠지는데, 감자 한 알이면 그 기운이 도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죠.
위가 예민할수록 감자가 더 고마운 이유
“속이 쓰리면 감자 갈아 마셔봐. 정말 편안해질 거야.” 엄마가 아버지 속 쓰릴 때마다 갈아주던 감자즙. 냉장고에 항상 감자 한두 알은 들어 있었고, 위 아플 땐 꺼내 갈아 주셨어요. 감자는 알칼리성 식품이라 위산을 중화해주고, 위 점막을 부드럽게 감싸줘요. 그래서 위가 약한 사람에겐 최고의 자연 약이죠. 감자즙은 공복에 한 잔, 따뜻한 물이랑 먹으면 참 좋아요. 엄마는 “너도 책 오래 보거나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위 다친다”며 자주 챙겨주셨어요. 또 여름철엔 입맛이 없고, 소화도 더뎌지기 쉬운데 감자는 소화가 빠르고, 배 속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착한 음식이에요. 살짝 익혀서 으깨 수프처럼 먹거나, 죽으로 끓이면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요. 엄마의 감자는 늘 그런 식이었어요. 거창하진 않지만 속 깊은 정성이 담긴 약밥 같은 음식이었죠.
감자는 작지만 든든한 여름 에너지 식품
“감자조림 하나 해놓으면 밥 없어도 먹는다.” 정말 엄마표 감자조림 하나면 밥 한 공기 뚝딱이었어요. 감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면서도 포만감이 오래 가고, 기름 없이도 맛을 낼 수 있는 착한 식재료죠. 칼륨, 마그네슘, 철분도 들어 있어서 여름철 땀으로 빠진 영양을 채워주는 데 참 좋아요. 엄마는 늘 말하셨어요. “여름엔 땀 많이 나니까 염분이랑 물을 잘 챙겨야 해. 감자엔 그게 다 들어 있어.” 그리고 감자는 튀기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. 찜, 조림, 구이, 죽까지 다양하게 변신하는 감자는 바쁠 때도, 입맛 없을 때도,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반찬이에요. 엄마는 늘 그러셨어요. “감자는 밥보다 든든한 음식이야. 조금 먹어도 배부르고, 속이 편해.”
6월부터 9월, 감자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에요. 뜨거운 여름, 입맛이 없고 속이 허할 때, 감자 한 알 삶아먹는 것만큼 든든한 게 또 있을까요? 위도 편하고, 기운도 채워주는 감자, 올여름은 엄마의 부엌처럼 감자로 건강한 밥상을 만들어보세요. 감자 한 알에 담긴 사랑과 정성, 몸이 먼저 알아볼 거예요.
평창 감자: 청정 고원의 포슬한 선물
“이건 그냥 감자가 아니야. 평창 감자라니까.” 강원도 평창은 해발 700m 이상의 고랭지 지역이에요. 이곳은 일교차가 크고 토양이 비옥해, 감자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죠. 특히 6~8월 수확되는 여름 평창 감자는 껍질이 얇고 속이 단단하면서도 포슬한 식감이 일품입니다. 엄마는 평창 감자를 삶을 때 물을 적게 잡고 찜기에 올려 부드럽게 익히셨어요. “이 감자는 물 많이 넣으면 흐물흐물해져. 딱 포슬할 때가 제맛이야.” 평창 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고, 수분은 적당해서 찜·조림에 특히 잘 어울리는 품종이에요. 퍽퍽하지 않고, 속이 고르게 익으면서도 단맛이 은은하게 퍼져요. 또한 조림을 해도 잘 부서지지 않고 간이 잘 배어, 밥반찬으로 최고죠. 최근엔 평창 감자를 이용한 가공식품도 많아지고 있지만, 엄마는 항상 생감자를 선호하셨어요. “있는 그대로가 제일 건강해.” 평창 감자는 자연의 고요함과 풍부한 땅의 기운을 담은, 진짜 감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명산지 감자입니다.
정선 감자: 깊은 산골이 품은 순한 맛
“정선 감자는 좀 더 담백해. 감자전 하면 이게 딱이야.” 정선은 강원도 남부 내륙의 깊은 산간 지역으로,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로 잘 알려져 있어요. 이 지역에서 자란 감자는 조용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에요. 껍질은 얇고 매끈하며, 속살은 부드럽고 촉촉해서 감자전, 감자죽, 수프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. 엄마는 정선 감자로 감자전을 부치셨는데, “믹서에 안 갈아도 강판에 살살 갈면 진짜 부드러워.” 그리고 꼭 물기를 오래 짜내서 전분으로 반죽을 하셨어요. 그래야 바삭하면서도 안은 쫀득한 감자전이 되거든요. 정선 감자는 생으로 갈아먹기에도 자극이 적고, 속이 편안한 느낌을 줘요. 더운 여름, 속이 더부룩할 때 감자죽으로 먹으면 참 좋죠. 게다가 정선은 무농약·유기농 재배가 활발한 지역이라, 껍질째 먹는 요리에도 안심할 수 있어요. 엄마는 정선 감자에 대해 늘 이렇게 말하셨어요. “속이 여려도 부담 없는 감자야. 진짜 산골에서 자란 순한 맛이지.”
포슬감자의 매력: 감자 본연의 맛을 느끼다
“요즘 감자들 너무 물러. 옛날처럼 포슬포슬한 감자가 없네.” 엄마가 그렇게 말하실 정도로, 요즘 감자는 기름지고 부드러운 게 많지만 사실 감자의 참맛은 포슬포슬한 식감에 있어요. 이 포슬감자는 감자 속 전분이 많고, 수분이 적어야 만들어지는 특징입니다. 포슬감자는 삶았을 때 겉은 부드럽고 속은 살짝 분리되면서 고소한 맛이 퍼져요. 껍질째 삶아 소금만 살짝 찍어 먹으면, 그 담백함이 입안을 가득 채우죠. 특히 평창, 홍천, 정선 같은 고랭지 감자가 대표적인 포슬감자 산지인데, 해발고도가 높을수록 일교차 덕분에 감자 속 전분이 더 잘 형성돼요. 엄마는 감자 살 때 꼭 이렇게 물어보셨어요. “포슬해요? 삶으면 퍼져요?” 그만큼 감자 요리는 식감이 생명이니까요. 포슬감자는 감자의 단맛과 담백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매력 덩어리예요. 간단한 감자조림 하나, 찐감자 하나에도 그 포슬한 식감이 들어가야 “아~ 이게 감자구나” 싶을 정도로 만족감이 다르죠.
감자는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, 진짜 맛있는 감자는 ‘어디서 자랐느냐’에 따라 다릅니다. 평창 감자의 포슬한 식감, 정선 감자의 순한 맛, 그리고 고랭지에서 자란 감자 특유의 전분 가득한 단맛. 6~9월 제철 감자, 엄마처럼 산지 따져가며 한 알 한 알 고른다면, 우리 밥상은 그보다 더 건강하고 따뜻할 수 없을 거예요. 올여름엔 제대로 포슬한 감자, 한 번 삶아 드셔보세요. 그 한 입에, 자연이 담겨 있답니다.